영화 "자전거 도둑"은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이 1948년 개봉한 작품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이탈리아의 참담하고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비참한 삶을 단순한 주제로 잘 그려내고 있는데요. 오늘은 데 시카 감독의 영화 "자전거 도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토리오 데 시카는 누구?
비토리오 데 시카는 1901년 이탈리아 소라에서 태어나 성장한 이후에는 연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탈리아 연극과 영화에서 배우로서의 경험을 쌓았고, 1920년대와 1930년대에 다양한 이탈리아 영화에서 배우로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데 시카는 배우로서 어느정도 자리 잡은 후 감독으로 전환했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네오리얼리즘 운동에 참여하면서 전쟁의 현실에 대한 저항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데 시카 감독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자전거 도둑"은 1948년 제작되었으며 네오리얼리즘의 전형적인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인 안토니오 리치라는 남자가 도둑맞은 자전거를 필사적으로 찾아 다니는 아주 단순한 내용일 수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감독은 당시 이탈리라 로마의 상황을 잘 표현하고, 대중들의 저항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데 시카 감독의 차별점이라고 하면 단연 비전문가들을 연기에 투입했다는 것인데요. "자전거 도둑"에서 안토니오 리치 역을 맡은 람베르토 마지오라니와 그의 어린 아들 브루노 역을 맡은 엔조 스타이올라의 연기는 다른 어떤 뛰어난 배우들보다 현실적이면서도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어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영화 "움베르토 D." 또한 전문 배우들이 아니라 길거리 캐스팅이라고 알려져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화 "자전거 도둑"의 줄거리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이탈리아 로마는 폐허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생활이 궁핍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안토니오도 어려운 상황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만, 워낙 경기가 안좋다보니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직업소개소를 들락거리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다가 마침 벽에 광고 전단지를 붙이는 일자리를 어렵게 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일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붙여야했기에 자전거가 꼭 필요했습니다. 자전거를 살 돈이 없었던 안토니오는 고민하다가 집에 있던 침대 시트를 전당포에 맡기고 그 돈으로 자전거를 구입합니다. 드디어 일을 하게 된 안토니오는 들 뜬 마음으로 전단지를 붙이기 시작합니다. 이탈리아 로마의 황폐해진 도시 구석구석을 다니며 전단지를 붙이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 일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전단지를 붙이는 동안 누가 안토니오의 자전거를 훔쳐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잃어버린 것 뿐만 아니라 어렵게 구한 일자리마저 날리게 생긴 안토니오는 어린 아들 브루노를 데리고, 친구들과 함께 로마 시내를 돌아다니며 자전거를 찾게 됩니다. 넓은 도시를 찾아다니지만 자전거는 보이지 않고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 난처한 상황을 겪기도 합니다. 로마의 빈민가까지 찾으러 갔는데, 그곳에서 자전거를 훔친 사람을 찾아내고야 맙니다.
범인은 찾았지만, 워낙 가난한 집안이었고 게다가 병까지 걸린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전거 없이는 다시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안토니오는 도둑에게 자전거를 내놓으라며 싸움을 벌이게 되는데요. 몸이 아픈 사람에게 모질게 대하는 모습을 보며 이웃들은 안토니오에게 욕을 하게 됩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경찰까지 출동해서 집안을 뒤지지만 자전거나 훔쳤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빈민가에서 쫒겨나게 됩니다.
안토니오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직접 다른 자전거를 훔치기로 하는데, 결국 다른 자전거를 훔치다가 걸려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고 경찰에 넘겨질 위기에 처합니다. 하지만, 자전거 주인은 아들 브루노의 모습을 보고 용서해주고 돌려보냅니다. 마지막에는 안토니오와 브루노가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영화 "자전거 도둑"의 명장면
이 영화에서 가슴졸이며 보게 되는 장면은 안토니오가 전단지를 붙이고 있는 동안 자전거를 도둑맞게 되는 순간인데요. 사람들이 붐비는 광장에서 도둑은 뻔뻔스럽게 자전거를 묶고 있는 사슬을 끊고 순식간에 도망쳐버립니다. 이 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안토니오의 얼굴에 당황스러움과 절망이 나타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자전거를 도둑맞은 안토니오는 아들, 친구들과 함께 로마 시내를 돌아다니는 장면들이 이목을 집중시키는데요. 분주한 시장에서 안토니오는 그의 자전거를 찾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헤쳐나가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면서 인상적입니다. 주인공의 절실함과 좌절감을 잘 표현하기도 하지만, 당시 전후 이탈리아 로마의 현실적인 상황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장면이라고 하면 마지막에 자전거를 찾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훔치려고 하는 장면인데요. 어렵게 구한 일자리까지 잃어버리게 된 안토니오의 극단적인 결심과 어설픈 도둑질, 그리고 자전거 주인의 용서하는 모습등은 당시 어려운 상황의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희망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자전거 도둑"을 보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당시 황폐해진 도시의 풍경을 잘 그려내면서도,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을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표한하고 있습니다. 자전거가 꼭 필요한 주인공이 도둑맞은 자전거를 찾으러 다는 과정에서 로마 곳곳의 현실과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잘 표한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와 전반적인 구성은 상당히 단순하지만, 그 이면에는 심오한 내용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오가 도둑맞은 자전거는 단순한 자전거만이라고 보다는 그의 생존과 존엄성의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으로서 생계 유지의 수단이자 현실을 돌파할 수 있는 도구이지만, 그것마저 도둑맞아 없어지는 것은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자전거 도둑"은 감독의 촬영 기법도 특별한데요. 영화 전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자연광을 활용한 기법과 현장에서의 촬영은 영화의 현실감을 높이고 당시 상황을 더욱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로마의 번화한 거리부터 비좁은 아파트까지 모든 장면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당시 그 상황으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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